1. No more
1. No more
남자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있었다.
자신의 감정이 격해지면 상대방의 나이나 서로의 관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든 존댓말을 하는 습관.
男にはおかしな習慣があった。
自分の感情が高まると相手の年齢やお互いの関係に関わらず、誰にでも敬語を使う習慣。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죠. 내 것이 아닐 땐 그리 갖고 싶더니 정각 속에 넣으면 꺾어버린 꽃처럼 시들해집니다.”
“人の心はとてもずるいでしょ。僕のものでない時はそれほどにも欲しかったのにいざ手に入ると
折れてしまった花のようにしおれてしまいます。
퇴근시간이 자난 올림픽대로는 제법 한산했다. 여자는 전쟁 같았던 마감을 끝내고 오랜만에 만난 연인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내내 침목을 지키다 마침내 뜻 모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존댓말로.
退勤時間が過ぎたオリンピック大路はかなり閑散としていた。女は戦争のようだった締め切りを終えて久しぶりに会った恋人と一緒に家へ向かっている途中だった。助手席に座った男はずっと沈黙を守りついに意味のわからない話を切り出し始めた。それも敬語で。
여자는 그가 입을 떼기 전까지 차 안의 적막을 말래주던 카오디오를 깎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앞으로 이어질 지루한 연설의 전개가 대충 짐작되는 늣 가볍게 한숨을 내위며.
女は彼が口を開く前まで車の中の寂寞を癒してくれていたカーオーディオを切った。そして視線を向けて静かに彼を見つめた。これから続く退屈な演説の展開が大体予想されるかのように軽くため息をついて。
이어가는 남자의 목소리.
続いていく男の声。
“물론 땅에 박혀 있을 때보다야 이래저래 장식도 하고 모양도 낸 꽃다발이 순간은 그럴싸해 보이죠. 그럼 뭐해요. 손에 넣는 순간, 생기 있던 꽃도 뜨겁던 마음도 곧 말라죽는데.”
“もちろん地に植えられている時よりはあれこれ飾り付けもして格好もつけた花束が一瞬はもっともらしく見えるでしょう。それならなんだと言うんですか。手に入れる瞬間、生き生きしていた花も熱かった心もすぐ枯れるのに。”
무표정한 그녀가 시선을 거두며 퉁명스레 말했다.
無表情な彼女が視線をそらしてぶっきらぼうに話した。
“또 무슨 소릴 하려고?”
“他に何の話をしようと?”
“당신과 나처럼 말입니다.”
“あなたと僕のような話です。”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자는 치고 들어왔다.
彼女の話が終わるや否や男は打って入ってきた。
여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했다.
女は眉をひそめてしばらく考えた。
‘이번엔 또 무슨 꿍꿍이지?’
‘今度はまた何のもくろみなの?’
불쾌함의 악취를 숨기지 않고 풍겼지만, 남자는 눈치가 없는 것인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인지 자신을 쏘아보는 여자
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不快な悪臭を隠さず漂わせたが、男は空気が読めないのか気にしないことにしたのか自分を睨みつけ
る女を見つめていなかった。
“영화에서 종종 나오죠. 운명적 사랑을 만나는 순간.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고 운명의 대상을 제외 한 모두가 흑백으
로 변하는 세상. ‘오오, 신이시여. 제가 본 것이 정녕 사람이란 말입니까? 제발 그녀를 갖게 해주세요!!!’ 뭐 이런 헛
소리를 지껄이고 심지어 그게 낭만적으로 느껴져요. 한심하기 짝이 없죠.”
“映画で時々出てくるでしょ。運命的な会いに出会う瞬間。時間はゆっくり流れていき運命の相手を
除いた全てが白黒に変わる世界。‘ああ、神よ。私が見たのが間違いなくその人なのですか? どうか
彼女をください‼!‘ なぜこんなくだらない話を喋り散らしてさらにそれがロマンチックに感じられま
す。この上なく情けないでしょ。”
"......"
여자가 운전하는 차는 어느새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女が運転する車はいつの間にか小さい路地へ入っていた。
"그래도 뭐 시랑이 인간을 바보로 만드는 힘은 안정해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나도 그랬으니까. 문제는 그 힘이
얼마나 지속되느 냐는 거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약발이 떨어지고 사랑의 콩까지가 벗겨지는 순간, 지옥문
이 열립니다.”
“それでもまあ愛が人間を愚かにする力は認めます。あなたに初めて会った時僕もそうだったから。
問題はその力がどのくらい持続するのかということでしょう。人によって違うだろうが、その効き
目が落ちて愛の種までがむける瞬間、地獄の門が開きます。”
이상하게도, 남자는 약간 신이 난 듯 보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여자는 자신의 옆에 앉은 남자가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랑하던 연인은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不思議なことに男は少し神が私かのように見えた。
そんな彼の姿に女は自分の横に座った男があまりにも遠くにばかり感じられ始めた。
自分が愛していた恋人は消えたような気がした。
“알겠어. 근데 그 존댓말 좀 그만하면 안 될까? 느끼해서 못 듣겠어.”
“わかった。ところでその敬語ちょっとやめたらダメなの?しつこくて聞いていられない。”
“이거 봐요. 자삼하다면 존댓말은 듣기 싫어 죽겠고, 그리 보기 좋던 복스럽게 먹던 모습이 이젠 먹보처럼 보이고,
귀여운 아양도 짜증나는 투정으로만 느껴지잖아요. 눈을 마주 보아도 더 이상 생기가 없고, 손을 잡는 건 땀나서 싫
고, 입을 맞추는 건 그저 습관적인 행동이 돼버렸어요.”
“これ見てください。優しいと言っていた敬語は聞きたくなくて死にそうで、それほどにも見たかっ
た美味しそうに食べている姿が今は大食いのように見えて、可愛い愛嬌もイライラするだだこねて
いるようにだけ感じられるじゃないですか。目を合わせて見てももう正気がなく、手を握るのは汗
が出て嫌で、口を合わせるのはただ習慣的な行動になってしまいました。”
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女はこれ以上我慢できなかったのか声がきつくなった。
“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건데? 네 말끝마다 탄식이라도 해줘?”
“なぜそんなこと言うの?どんな返事を望んでいるつもり?あなたが何か言う度にため息でもしてあ
げようか?”
그저 앞만을 바라보던 남자가 드디어 여자를 향해 시설을 돌렸다.
확신에 찬 눈빛. 그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ただ前だけを見つめていた男がとうとう女の方へ視線を向けた。
確信に満ちた眼差し。その瞳は揺らいでいなかった。
“안타깝기도 해요. 어쩌다 그리 뜨겁던 우리가, 따뜻은 고사하고 미지근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해버리가 딱 좋은
애매한 온도의 관계가 되었을까요.”
“もどかしくもあります。どうしてそれほどに熱かった僕たちが、暖かさはおろか生ぬるくも、冷た
くもない、傷ついてしまうのがちょうどいい関係になったのでしょうか。”
5년.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
5年。
2人が共にした時間。
설렘이 익숙함이 편안함으로, 편안함이 지루함이 귀찮음으로, 또 미움으로 바뀌기에 모자람이 없는 시간이었다.
ときめきが慣れに、慣れが安らぎに、安らぎが退屈に、退屈が面倒に、また憎しみに変わることに何
一つ不足のない時間だった。
남자의 말이 끝나갈 무렵 차도 거칠게 멈춰 섰다.
男の言葉が終わる頃車道に荒々しく止まった。
두 시람의 목적지에 도착.
같은 동네에 산다는 최악의 이별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2人の目的地に到着。
同じ町に住んでいるという最高の恋愛条件はこの瞬間最悪の別れの環境へ変わってしまった。
“한창 때 우린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주변인들을 이해할 수 없었죠. 그런데 우리도 다를 게 없어요. 사
실대로 말해줄까요? 우린 더 심각한 상황이에요. 서로에 대한 귀찮음에 다시 뜨저워지려 노력할 의지도 없잖아
요?”
“絶頂の時僕たちは倦怠期を克服できなくて別れる周りの人たちを理解できなかったでしょ?だけど
僕たちも同じです。正直に言ってあげましょうか?僕たちはもっと深刻な状況です。お互いに対し
ての面倒にまた暑くなろうと努力する意思もないじゃないですか?”
“결론만 말해줘. 머리 아프니까.”
“結論だけ言って。頭痛いから。”
여자는 가방을 뒤져 두통약을 꺼냈다.
女はかばんをくまなく探して頭痛薬を取り出した。
“지금 우린 그들과 같은 이유로 헤어질 겁니다.”
“今僕たちはその人たちと同じ理由で別れます。”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다만 약 케이스를 꼭 쥘 뿐이었다.
그런 그녀를 흘깃 쳐다본 그가 말을 이어갔다.
彼女は返事がなかった。ただ薬のケースをぎゅっと握るだけだった。
そんな彼女をじろっと見つめた彼が言葉をつないだ。
“억지로 울지 말아요.”
“無理に泣かないでください。”
여자는 두통약 두 알을 생수와 함께 입에 털어 넣었다.
女は頭痛薬2つをミネラルウォーターと一緒に口に放り入れた。
“울어 줄 리 없잖아.”
“泣いてあげるわけないじゃない。”
두 알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여자는 대답과 함께 물도 없이 바로 두통약 한 알을 더 삼켰다.
2錠では満足しなかったのか女は返事と一緒に水もなしにすぐに頭痛薬をもう1錠飲み込んだ。
“누가 먼저 이별을 내뱉느냐는 눈치싸움은 그 만하고, 이제 각자 갈 길을 가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당신이 좋아하던
휘파람을 불어 줄게요. 차에서 내려 서로 반대편으로 걸어가고 그 쓸쓸한 휘파람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면 우린 정
말 끝나는 겁니다.”
“どちらが先に別れを言い放つのか腹の探り合いはやめて、もうそれぞれ行くべき道を行きましょ
う。最後にあなたが好きだった口笛を吹いてあげます。車から降りてお互い反対側へ歩いていっ
て、その寂しい口笛の音も聞こえなくなったら僕たちは本当に終わるだろう。”
여자는 머리가 아픈 듯 천천히 핸들에 고개를 움직임이 없었다.
남자 역시 굳게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이 없었다.
女は頭が痛そうにゆっくりハンドルに頭を埋めた後、動きがなかった。
男はやはり固まったように口をつぐんでこれ以上何も言わなかった。
“빌어먹을 로맨티스트……”
“チクショウ ロマンティストめ……”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리는 여자의 녹소리.
聞こえそうで聞こえないようにつぶやく女の声。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どのくらいの時間が流れただろう。
“내려.”
“降りて。”
이윽고 고개를 든 여자는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껴진 반지를 천천히 빼며 말했다. 그 반지는 둘이 만난 지 1년째 되던
날 서로의 영원한 사랑을 바라며 준비한 남자의 선물이었다.
とうとう動き出した女は左手の4番目の指にはめられた指輪をゆっくり外しながら言った。その指輪
は2人が出会ってから1年経った日、お互いの永遠の愛を願って準備した男のプレゼントだった。
“……”
“내리라고. 네 밀대로 넌 네 갈 길 가.”
“降りてってば。あなたの言う通りあなたはあなたの行くべき道を行って。”
남자는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이내 입을 닫고 차문을 열었다.
덜컥-
男は話を切り出そうとしたがすぐ口をつぐんで車のドアを開けた。
ガチャッ-
“잘 있어요.”
“お元気で。”
남자는 차에서 내려 그의 길을 걸어갔고, 여자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男は車から降りて彼の道を歩いて行って、女はそんな彼の後ろ姿を見つめるだけだった。
5년.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
5年。
2人が共にした時間。
사랑이란 어릿광대가 탈을 여러 번 바꾸어가며 둘을 가지고 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잘 있어요.’란 한 마디 작
별 인사는 5년의 시간을 단번에 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말수였다.
愛という道化師が仮面を何回も変えていき、2人を弄ぶには十分な時間だったが、‘お元気で。’という
一言の別れのあいさつは5年の時間をひとまとめにするにはとんでもなく足りない言葉だった。
그럼에도 그녀가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건, 따라 내려서 거칠게 그의 손을 잡아채
돌려세울 수 없었던 건, 눈을 마주친 순간, 그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에서 읽은 확신 때문이리라. 둘만의 추억이나 순간
의 눈물로는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거란 걸 이미 느꼈기 때문이리라.
それにもかかわらず、彼女が窓の外に見える彼の後ろ姿を見つめるしかなかったのは、後について降
りてゴツゴツした彼の手を握ったままこっちを向かせることもできなかったのは、目を合わせた瞬
間、彼の揺るがない瞳でついた確信のせいだろう。2人だけの思い出や一瞬の涙では彼の心を変える
ことはできないとすでに感じていたからだろう。
눈빛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 두 사람이 함께한 5년이란 세월이 선사한 보잘것없는 초능력이었다. 이젠
그마저도 쓸모없어졌지만.
眼差しだけでも彼の心を読めるのは2人が共にした5年という歳月がくれたつまらない超能力だっ
た。 今ではそれさえも役に立たなくなったけれど。
조용한 밤거리. 듣지 않으려 해도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
여자는 시원함인지 허탈함인지 슬픔인지 기쁨인지 경계가 모호한 작은 웃음소리와함께 혼잣말을 내뱉었다.
静かな夜の街。聞こうとしなくても聞こえてくる口笛の音。
女は涼しいのか気が抜けたのか悲しいのか嬉しいのか境界が曖昧な小さな笑い声と共に独り言を言った。
“……휘파람 하나는 기가 막히네.”
“……口笛ひとつは呆れるね。“
그녀는 남자가 동그랗게 입술을 모아 내는 그 소리를 좋아했다. 치열했던 하루의 끝에서 그와 함께 잠들 때 남자는 가
끔 휘파람을 불어주곤 했었다. 그의 품에 안겨 그 소리를 듣고, 그 동그란 입술에 입을 맞추면 세상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었다. 오롯이 둘만 남아 서로에게 기대었던 마법 같은 순간들……
彼女は男が丸く唇を合わせて出すその音が好きだった。忙しかった1日の終わりに彼と一緒に眠りに
つく時男はよく口笛を吹いてくれたりした。彼の胸に抱かれてその音を聴いて、その丸い唇に口を合
わせると世の中の全ての心配事を忘れることができた。完全に2人だけでお互いに頼っていた魔法の
ような瞬間だった……。
걸음이 느린 남자의 휘파람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고, 여자는 추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카오디오 버튼을 눌렀
다.
뚜- 뚜-
ゆっくりな男の口笛の音が続いて聞こえてきて、女は思い出から抜け出すために急いでカーオーディ
オのボタンを押した。
トゥートゥー
전화 연결 신호음이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왔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여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電話の接続音がスピーカーの合間に流れてきて、椅子の背もたれに体をもたれた女は両手で顔を隠した。
“왜 하필…….”
”なぜ どうし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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